북한이 합의를 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모양새로 마땅히 반가워해야 할 일이지만 과거의 망령 때문인지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할 뿐이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2월 23~2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3차 고위급 회담의 합의내용을 29일에 발표한 것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양측이 각기 발표한 합의 내용 간에 미세한 차이점에서 첨예한 쟁점을 서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양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 속내를 감추고 만들어진 합의가 어디까지 지탱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막막해질 따름이다. 모호한 합의를 만들어 놓은 까닭에 늘 빠져나가는 구실이 많았던 북한의 과거 모습이 망령으로 되살아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