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당일치기 방중, 김정은은 왜 핵심 간부들과 막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건넜을까. 단순한 북‧중 친선관계 강화나 경제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의문을 남긴다. 중국 전문가들과 인터뷰에 의하면, 이번 단둥 방문에는 북미 대화 가능성을 둘러싼 시진핑의 중재 가능성이 있다. 첫째, APEC 전후,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기간, 북미 정상 만남을 위한 사전 조율 가능성이다. 최선희 외무상과 김여정 부장이 동행하고, 중국에서도 왕후닝 정협 주석, 류하이싱 대외연락부장, 왕이 외교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장관급)이 참석했다. 신화사와 로동신문 보도에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양국 양당 핵심 외교라인의 참석은 시진핑의 북미 대화 중재 가능성에 주목하게 한다. 둘째, 중국에는 시진핑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계산이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5중전회 성공 기원을 공식 보도에 담았다. APEC을 계기로 북미 정상 간 조우를 성사시킨다면, 시진핑은 이재명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건설적 역할 당부 및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요구에 부응하여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한 중재자이자 세계평화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향후 4기 집권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는 시진핑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셋째, 북한은 북‧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국면을 열려 한다. 중국이 ‘민생 개선’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신압록강대교 이용과 황해자동차 버스공장 방문을 통해 물류와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 협력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넷째, 한국은 북미 대화 국면에서 페이스메이커가 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진핑의 중재로 북미 정상 간 조우가 추진될 경우, 한국의 역할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 한국 정부가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시기, 장소, 의제 등에 대해 미국과 중국 정부에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향후 대화 진전에 대비한 개성공단을 넘어서는 경제협력 구상을 회담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