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19일까지 잇달아 발표된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담화 5건은 북한의 대남 비난이 어떻게 확대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북한은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한국의 조사를 적대 행위로 규정했고, 대북 의료지원 추진마저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자 “주권침해행위”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10월 9일 담화에서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안을 “연속광대극,” “동전의 양면”으로 엮어 한국의 행위를 일관된 적대 서사로 통합하고, “국가수반의 위임”과 “인민의 총의”를 명분 삼아 한국에 대한 무시와 배척 방침을 재확인했다.
10월 19일 담화에서는 이러한 적대 프레임을 남부국경의 군사적 긴장 문제로 집중시켰고, 한국군의 확성기 경고방송·경고사격을 기존의 ‘지뢰폭발 자작극’과 연결했으며, 전술적 타격수단 증강 및 대남 확성기방송 재개 검토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담화들에서 주목할 점은 비난의 수위가 아니라 비난이 구성되고 누적되는 방식이다. 본 글은 개별 사안을 거시적 적대 프레임으로 전환해 단절의 명분으로 삼는 과정을 ‘담론의 에스컬레이션’으로 개념화하고, 5개 담화를 비교해 비난 범위의 확장, 사건 간 서사적 연결, 한국에 대한 배척과 대응의 정당화 양상을 분석한다.
이러한 북한의 담론 전략은 한국의 군사적 대응과 대화·협력 제안을 모두 적대적 의도로 묶어버림으로써 우리 정부의 정책적 선택에 구조적 부담을 준다. 정부는 북한의 언술과 실제 행동을 구분하고, 접경지역의 군사적 사실과 후속 행동을 기준으로 정책을 판단해야 하며, 북한의 정치적 담론 공세를 뛰어넘어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대응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