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수립 77주년 관련 조선중앙통신 축전 보도 동향
조선중앙통신 축전 보도 심층 분석 결과
결론 및 정책적 함의
2025년 9월 9일은 북한의 정권 수립 77주년(9·9절) 기념일이었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한 북한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천안문 망루 위에 시진핑을 중심으로 좌우에 나란히 선 김정은(좌)과 푸틴(우)의 모습은 권위주의 진영이 자유주의 진영에 보내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읽힐 수 있는 ‘문제적 장면’이었다. 이란, 미얀마, 아프리카의 독재 정권 지도자들이 그 옆을 지키며 천안문 망루 위에 줄지어 선 모습은 반서방(anti-Western) 4축인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의 강력한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했다. 권위주의 진영이 명확히 정치적 신호를 보내는 상황 속에서 맞이한 북한의 제77주년 정권 수립 기념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권위주의 진영 내 북한의 위상 변화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정권 수립 77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조선중앙통신에 각종 기념행사 및 문화 활동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러시아, 중국, 이란, 베트남 등 우호국 정상들의 축전이었다. 수많은 축전은 반서방 혹은 반미 연대의 한 축을 차지하는 북한이 적어도 권위주의 진영 내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축전 보도는 대내적으로는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고립의 완화를 넘어 위상까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을 것이다. 본 글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일까지 약 일주일간의 조선중앙통신 축전 보도 내용을 분석하여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을 어떻게 대외 정당성 확보 전략의 장으로 활용했는지 살펴보고, 그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