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1
ChapterⅠ
서론 17
1. 연구 배경 및 목적 19
2. 연구의 범위와 구성 26
ChapterⅡ
북한 아동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정책 대응 33
1. 영양공급 개선: 육아 정책 35
2. 보건 서비스의 실태와 정책 변화 46
3. 안전한 식수 공급 실태와 개선 조치 72
4. 소결 78
ChapterⅢ
북한 아동의 인도적 실태 83
1. 건강지표로 본 북한 아동의 인도적 실태 85
2. 정책 대응과 북한 아동의 건강 실태 114
3. 소결 122
ChapterⅣ
북한 아동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125
1.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계 127
2. 엔데믹 이후 북한 아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134
3. 북한 아동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 151
4. 소결 159
ChapterⅤ
결론 163
1. 요약과 시사점 165
2. 정책 제언: 북한 아동에 대한 인도적 협력 대응 전략 169
참고문헌 177
최근 발간자료 안내 185
2020년 코로나19, 국경 봉쇄, 홍수, 대북제재 등 복합위기 속에서 북한 아동은 심각한 인도적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인도적 활동을 하는 국제기구들이 북한에서 철수하고, 식량 생산과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영유아 아동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김정은 정권은 2021년 제8기 3차 당 전원회의에서 국가 부담으로 영유아에게 젖제품과 영양식품을 공급하는 새로운 육아 정책을 채택하였고, 2022년에는 「육아법」을 제정하여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다.
육아 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아동의 대규모 영양실조 사태를 방지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북한 아동의 건강지표를 통해 아동에 대한 영양공급의 양과 질이 충분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역별 재정과 행정 역량의 격차로 인해 영양공급의 지역적 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북한에 권고하고 있는 도농 격차 해소는 여전히 미이행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외부의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북한 당국의 불수용 방침과 무관하게 영양지원에 대한 외부의 관여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국제협력이 재개된다면, 지방 단위의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통합적 지원 모델이 요구된다. 예컨대, 유엔이 권고하는 HDP 넥서스 모델을 적용해 지역별로 영양-위생시설 보수-교육을 연계한 패키지 지원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경 봉쇄로 인해 백신과 의약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예방접종률이 2020년 96%에서 2021년 42% 이하로 급락하였고, 2022년에는 사실상 접종이 중단되었다. 취약한 의료 인프라 및 서비스로 인해 2022년 5월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했을 때 북한은 군(軍)의 의료자원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당국은 긴급조치로 전국에 ‘표준약국’을 건설하였는데, 이 조치로 의료품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된 측면은 있으나 아동의 사망률 감소와 건강 유지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더욱이 유료화된 의료서비스의 확대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2025년부터 ‘지방발전 20×10정책’과 연계하여 향후 10년간 매년 20개 시‧군 지역에 병원을 신설한다는 보건현대화 구상은 중앙과 지방, 도농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긍정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제2의 평양종합병원 건설, 도 소재지 중앙급 종합병원 건설, 시‧군병원과 리진료소 사이의 응급소 신설 등 향후 보건현대화의 세부계획이 실현될 경우 북한 아동의 건강권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단기적 효과는 제한적이며, 의료 인력의 질 제고와 의약품 공급의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WHO와 UNICEF의 JMP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 지역에서 안전한 식수를 이용한 인구의 비율은 2015년 50%에서 2023년 49%로 감소하였고, 미개선 수원 의존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시기 국제사회의 지원 중단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평가된다. 안전하지 않은 식수는 아동의 설사성 질환과 영양실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UNICEF, WHO 등 국제기구와 연계하여 투명성과 검증에 기반한 인도적 지원의 재가동이 절실하다. 팬데믹 이전에 국제기구의 중력식 급수장치(GFS) 지원이 안전한 식수‧위생에 기여했다는 점을 북한 당국도 인정하고 있어 WASH 분야에서 대북 인도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지표로 보면 팬데믹 기간 북한 아동의 급성 영양실조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신생아 및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건강지표의 악화는 북한의 선전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의료접근성과 보건의료 체계의 불안정을 시사한다. 예방접종률의 급락은 아동 건강권을 후퇴시킨 대표적인 요인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24조가 규정한 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의무를 기준으로 보면, 아동 건강에 관한 주요 지표의 불균형, 통계 투명성 부족, 예방접종의 불연속성, 그리고 국제기구의 현장 접근 제한은 모두 협약상 의무 이행의 후퇴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북한이 최근 UPR 보고서에서 신생아 및 5세 미만 사망률 감소 목표를 제시하고, 예방접종률 회복을 강조한 점은 제한적이나 긍정적인 신호이다. 향후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협력 복원을 통해 보건‧영양‧예방의학 중심의 구조적 지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1996년 이후 국제기구를 통해 총 2억 6천만 달러 이상을 북한에 지원했으며, 그중 약 40%가 영유아 아동 지원에 사용되었다. 모자보건사업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지원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영양, 백신 및 필수 의약품, 안전한 식수위생 환경은 북한 아동의 건강권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로, 북한 아동의 건강권은 개선과 후퇴가 교차하는 과도기적 국면에 놓여 있다. 육아 정책과 「육아법」 제정, 지방발전 20×10정책, 평양종합병원 건설과 보건현대화 구상 등 제도적 개선과 정책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영양‧보건 체계 구축과 국제협력의 복원 없이는 실질적 진전이 어렵다.
아동권리협약 제4조에서는 당사국은 아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보장을 위해 최대한 자원을 동원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이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동권리위원회는 북한에 5세 미만 아동 사망 및 질환 완화와 관련하여 인권기반 접근의 적용을 위한 OHCHR과의 기술협력, UNICEF와 WHO 등의 재정적‧기술적 지원, 아동에 대한 식량공급, 영양실조 관련 UNICEF와 FAO로부터의 기술지원을 모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과거의 모자보건패키지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아동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고, 민간단체 참여 확대를 통해 남북 간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복원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