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이 연구에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교육정책과 중등교육과정, 교과서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변화와 지속성을 분석하였다. 김정은 집권 이후 교육정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산업시대’, ‘지식경제시대’에 걸맞는 인재로 ‘창조형’, ‘실천형’ 인재를 강조하고 있다. 둘째, 교육 정보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셋째, 국제적 정책 기준에 입각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기조하에서 북한 당국은 2012년 9월에 학제를 개편하여 취학 전 1년의 유치원 교육과 소학교 5년,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이루어진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교육과정을 개정하여, 일부 교과목을 신설, 폐지, 통합하였고 수업시수를 조정하였다. 과학기술교육과 정보화교육, 외국어교육이 강화되었으며, 김정은 관련 정치사상 과목이 신설되었다.

개정 교육과정과 정치사상 교과, 영어 교과, 자연과학 교과, 기술 교과의 교과서에 나타난 변화의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선형 교육과정을 적용하여 학교급 간, 학년 간 교육내용의 계열성 확보에 역점을 두었다. 둘째, 부분적으로 통합형 교육과정이 적용되었다. 셋째, 교과교육을 통해 특정한 지식이나 기술뿐만이 아니라 사고력, 탐구력, 창조력 등 일반적인 지적능력과 지식의 활용능력을 함양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넷째, 일방적인 지식전달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과서 내용 전개방식과 교과서의 외형적 측면을 개선하였다. 그러나 우상화 내용이 여전히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특히 김정은을 찬양하는 구호와 삽화, 김정은 교시 등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점은 교육을 통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구현하고자 하는 북한 당국의 의도를 보여준다.

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의 변화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이 인재 양성과 경제 발전을 위해 교육 부문의 ‘세계화’를 모색할 채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격히 통제되는 과도한 정치사상교육이라는 큰 장벽을 넘어서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