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현재까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그리고 ‘드레스덴 선언’ 등 다양한 대북정책들이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진정한 태도 변화와 이에 따른 남북한 간의 신뢰형성이 미비한 상황에서, 남북한 사이의 직접적인 교류협력과 동시에 간접적이거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접근성과 지속성이 가능한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남·북·중 협력을 우선적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에 대한 평가와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경제협력 실태를 토대로 적용 가능한 남·북·중 협력방향을 모색하려는 연구목적을 갖고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현지조사와 심층면접, 워크숍 및 학술회의 개최, 그리고 중국 랴오둥대 및 옌볜대와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였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한 요약보고서로서,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Ⅱ장에서는 중국의 개혁개방 30년의 경험을 분석·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북한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2008년 중국의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이하여 중국사회과학원에서는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을 조직하여 「중국경제개혁개방 30주년 역사적 경험 연구」라는 대주제하에 9개의 구체적 분야에 대한 역사적 경험과 교훈을 총화하였다. 여기서는 시기와 범위가 방대한 중국의 경험을 모두 분석하기보다, 현 단계의 북한경제에 적실성 있고 시사점 도출이 가능한 분야인 농촌, 공업관리, 대외무역, 선전특구, 개발구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아울러 시기적으로도 현 단계의 북한경제 시장화와 개방화 수준을 고려하여 최근의 경험보다는 중국 개혁개방 초기부터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한 이론보다는 실제적 추진방법 및 체제개혁과 더불어 나타난 문제점들을 중국이 어떻게 극복해 나갔으며 이러한 경험과 교훈들이 북한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는 옌볜대의 림금숙, 김성남, 현동일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임강택 박사가 집필하였다.

Ⅲ장에서는 북중 접경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린성의 대북경협 실태, 그 중에서도 투자사례를 집중 조사한다. 중국의 대북투자에 대한 기초자료는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그나마 중국의 대북투자에 대한 기초자료의 확보가 가능하고 이에 따라 심층적 연구가 가능한 지역이 지린성이다. 지린성이 대북투자의 최대 투자성(지린성 79개사, 랴오닝성 66개사, 헤이룽장성 6개사)으로 부상하고 있고 광역두만개발계획(Greater Tumen Initiative: GTI)의 주요 대상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린성의 대북투자 실상에 대한 접근은 북중 경제협력과 중국의 대북투자에 새로운 흐름이 조성되기 시작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중국 정부 비준을 받은 투자회사와 투자모기업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는 배종렬 박사의 책임하에 윤승현 옌볜대 교수가 참여하였다.

다음으로, Ⅳ장에서는 압록강유역개발에서의 남·북·중 경제협력의 실태를 현지조사를 통해 분석하고 이 지역 개발의 국제화 과정에서 남·북·중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압록강지역은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랴오둥반도와 한반도의 교차점에 있다. 북중 양국 주민들은 압록강지역을 통로로 오랫동안 상호왕래를 했고, 주변 국가들 역시 압록강을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협력 및 인문교류를 장기간 지속해왔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은 남·북·중 3각협력에 기반을 둔 압록강지역 개발 국제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북한은 자국 경제발전의 근간으로 활용할 것이고 중국은 변경지역의 낙후된 경제상황을 개선할 것이며 종국에는 랴오둥반도-동북 동부지역-한반도 간의 ‘연동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압록강지역 개발 국제화에 접근함에 있어 동북아지역의 경제발전과 경제구도 차원, 남·북·중 경제협력 자원배치의 극대화 관점,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신(新)동북진흥 및 동북 동부 경제벨트 개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남·북·중 경제협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모색할 수 있는 실질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 부분은 랴오둥대 연구팀의 작업 결과를 기초로 신종호 박사가 집필하였다.

마지막으로 Ⅴ장은 종합평가와 제언으로 구성하였다. 즉, 이상의 분석결과를 종합해 북중 접경지역의 활용가능성을 평가한 후 남·북·중 협력을 위한 추진방향을 초보적으로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추진방향은 한중협력과 남북경협의 병행추진, 단계별 추진, 연계추진, 남·북·중 협력과 국제협력의 선순환 유도, 접경지 현지인들의 활용 등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남·북·중 협력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